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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산-화제모임]부산산악포럼 인터뷰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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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3,079회 작성일 11-04-15 16:11본문
사진은 추후 게재하겠습니다.
[인터뷰]
“‘등정의혹’이란 단어는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
부산산악포럼, <마운틴 포럼> 통해 히말라야 고봉 등정의혹 밝혀
2003년 10월 9일 창립한 부산산악포럼(Busan Mountain Forum․대표 김철우․www.bmf 2003.co.kr)은 창립 목적에 맞춰 그간 다양한 행사를 치러왔다. 매년 네 차례에 걸쳐 회원 친목 산행을 해오고, 2008년부터 부산지역 원로 산악인을 대상으로 하는 부산산악포럼 산악인상도 수여하고 있다.
이밖에 창립을 기념해 김영도 ’77 에베레스트 원정대 대장 초청강연회를 열고 2005년에는 당시 대한산악연맹 산악스키위원장인 유한규 아웃오브바운드 코리아 교장 초청 강연회를 여는가 하면 2009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의학세미나를 열고 있다. 또한 주요사업으로 2008년 이후 매년 두툼한 연감을 한 권씩 펴내 부산 산악사와 부산 지역의 명산을 정리해오고 있다. 올 1월말 제호를 <마운틴 포럼(Mountain Forum)>(통권 제3호)로 바꾸어 펴낸 세 번째 연감은 부산 산악계를 떠나 산악계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두루 뭉실 넘어갔던 ‘등정의혹’ 특집으로 다뤄 <마운틴 포럼>에서는 산악계는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오은선의 캉첸중가(8,586m) 등정의혹뿐 아니라 TV 생중계를 통해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안나푸르나(8,091m) 등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등정 입증 자료가 석연치 않은데도 산악계에서 오랜 세월 동안 말하기를 꺼려온 히말라야 고봉 등정의혹에 대해 다뤘다. 여기에는 1970년 한국산악회 추렌히말 원정 이후 2009년 경기연맹 안나푸르나 원정에 이르기까지 한국 히말라야 등반사를 얼룩지게 한 고봉 등정의혹과 관련된 25개 원정대의 등반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예상과 달리 큰 파문이 일지는 않았지만 부산산악포럼으로선 특집을 싣기까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등반대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 수집에도 어려움이 많고 “지방 사람들이 겁없이 함부로 의심하고 매도한다”는 등 해당 원정대의 반발이 분명 있으리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거대 산악단체 원정대 대원은 기사에 항의해 부산산악포럼에 내용증명을 보내왔고, 부산산악포럼은 그에 대한 답변을 내용증명을 통해 보낸 상황이다.
마운틴 포럼이 발간된 지 며칠 뒤, 부산시 금정구 구서동에 위치한 부산산악포럼 사무실에서 가진 편집진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김철우 대표(전 부산일보 논설위원․석봉산악회 창립회원)는 “지난해 봄 8,000m급 14개 고봉 완등을 공표하고도 등정의혹에 시달리는 오은선의 모습을 보고 그간 두루뭉실하게 넘어갔던 등정의혹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기존 산악언론들은 등정의혹과 관련된 산악인들과 서로 잘 아는 사이다 보니 들어내놓고 얘기하기 어려울 것 같아 우리가 대신 그 짐을 짊어지기로 마음먹었다”고 등정의혹을 특집기사로 다루게 된 배경을 밝혔다.
부산산악포럼이 특별히 히말라야 고봉 등정의혹에 대해 어떤 단체보다 관심이 많은 것은 부산산악연맹이 부산 산악계 차원에서 8,000m급 14개 고봉 등정 레이스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부산시 후원을 받아 기획한 14개 고봉 완등 프로젝트에 따라 발족한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대장 홍보성)가 2006년 에베레스트 이후 지난해 가을 시샤팡마에 이르기까지 10개 고봉을 등정하는 사이 한국산악인들의 히말라야 등반에 대해 미심쩍어 하는 얘기를 수없이 들어왔고, 포럼 회원들 대다수가 오은선의 캉첸중가 의혹이 제기된 시점에서 한국히말라야 등정의혹을 깨끗이 정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주장되었기 때문이다. 부산 희망원정대는 올해 안나푸르나, 가셔브룸1․2봉, 초오유 등반에 성공, 14개 완등 레이스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여러 해 동안 본지 필자로 활동하고 있는 황계복 이사(학술․편집위원․부산산악연맹 자문위원․석봉산악회)는 “20여년 전 히말라야에 갔을 때 한국 등반대가 등정을 입증시키기 위해 돈으로 셰르파를 샀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얼굴이 화끈했다”며 “정상 사진이 담긴 카메라를 하산길에 잊어먹었다는 얘기는 80년대까지는 먹힐 수 있을지 몰라도 요즘 같은 소형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잘라 말했다.
“이젠 다른 팀이나 셰르파 증언 통해 등정 입증 가능해져”
황 이사는 여러 등반 중에서도 특히 1989년 가을 허영호씨의 로체(8,516m) 등반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허씨의 로체 등정의 경우는 국내 고산등반가 중에 가장 빠르다는 김창호씨(2011년 현재 11개 고봉 무산소 등정)나 오희준씨(10개 고봉 등정․2007년 사망) 기록과 비교할 때 의문스런 점이 많다”고 말했다. 1989년 가을 허영호씨는 단독등반에 나서 한밤중에 정상을 밟았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등정 시간과 속도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당시 허영호씨의 등반 속도는 마지막 캠프 출발 이후 정상까지는 김창호씨에 비해 1.5배 빠른 속도였으나, 반면 하산은 김창호씨에 비해 2배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부산산악연맹 부회장을 거치고 현재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강덕형 감사(편집위원․청봉산악회)는 “예전부터 스폰서에 대한 부담이 거짓 등정을 가져오기도 한다”며 “그런 면에서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의 경우 지자체에서 후원하기 때문에 비교적 부담 없이 등반하고 있고, 지자체 후원이 타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은 바람직한 흐름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외국 클라이머들의 경우 짧은 기간 내에 멋진 등반을 해내고 있다”며 “이제는 돈과 시간이 많이 투자되는 8,000m급 고봉 위주의 등반에서 벗어나고, 등정주의의 등반에서 탈피해야할 때”라고 덧붙여 말했다.
2006년 에베레스트 원정 이후 다이내믹 부산 희망원정대를 이끌어온 홍보성 이사(총무․편집위원․부경대 OB)는 “연감에 실린 것처럼 등정의혹을 사고 있는 원정대만 해도 25개팀에 이른다”며 “우리나라보다 수십 년 빨리 히말라야 등반을 시작했음에도 공론화된 등정의혹이 단 한 건도 없는 일본과 같은 나라에 비하면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이사는 또한 “김 대표를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된 편집진이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주관적인 내용은 걸러내자고 약속하면서도 어떤 경우든 인정주의에 끌리지 말자고 다짐했다”며 “이번에 ‘히말라야 고봉 등정의혹’을 다루는 사이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홍보성 이사는 앞으로 고산 등반에 나설 산악인들을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폴란드의 세계적인 산악인 크리스토프 비엘리스키의 경우 1983년 가셔브룸2봉을 혼자 오른 다음 정상에 자신의 배낭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음으로써 자신의 등정의 입증시켰다”며 “요즘은 특별한 산이나 루트가 아닌 다음 다른 팀과 함께 루트도 내고 정상까지 오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팀 대원이나 동행 셰르파들의 증언을 통해 등정 사실을 입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이사(편집위원)는 또한 “눈 처마를 이루고 있는 둥 붕괴사고 위험이 높은 정상은 당연히 피해야 하겠지만 충분히 오를 수 있는데 애매한 자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제시하면 등정했다고 믿어주기가 어렵고, 날씨 나쁜 날 정상에 올랐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는 주장 또한 먹히기 어렵다”며 “경험 상 날이 나쁘면 포기하고 내려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보성 이사는 “대자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실을 왜곡하지 않는 것 역시 산악인의 올바른 자세”라며 “이번 등정의혹 특집을 기점으로 앞으로 우리 산악계에서 ‘등정의혹’이란 단어가 영원히 사라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산악연맹, 한국산악회 부산지부, 부산학생산악연맹 등 부산지역 3개 거대 단체 소속 산악인 58명으로 구성된 부산산악포럼의 창립 목적은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부산 산악계를 이끌었을 만큼 활발하게 산악 활동을 펼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잊혀져 가는 선배 산악인들이나 원로 산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기회와 자리를 마련하고자 해서였다. 때문에 창립 이후 계절별 친목산행에 주력하는가 하면 원로 산악인들 대상으로 산악상을 수여함으로써 선배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귀감 삼을 만한 선배들의 행각을 젊은 후배 산악인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김철우 대표는 “나이 들면 아무리 오래 몸담아온 산악회일지라도 선뜻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런 산악인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좋은 얘기를 나누자는 차원에서 포럼을 창립하게 되었다”며 “평균 연령 60세의 회원 50여명이 대한산악연맹, 한국산악회, 학계 등에서 각자 브랜드를 가지고 역할하고 있기에 화합만 잘 한다면 앞으로 등산문화 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말했다.
“부산에서 벗어나 전국적으로 활동 넓힐 터” 강덕형 이사는 “잊혀져 가는 선배들을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첫 번째 목적이라면 부산지역의 산악문화를 활성화하고 타 지역과의 교류 및 협력사업을 하는 것을 두 번째 목적으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는 이어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공부를 해야하고, 부산산악포럼은 그 쪽으로도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도 말했다. 강덕형 이사는 “우리 산악인들 가운데 기술이 처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제는 정신적인 수준을 높여야할 때”라며 “그래서 이번 연감에 산악문화 발전을 위해 산악문화회관의 필요성에 대해 거론했다”고 말했다.
김철우 대표는 “창립 이후 고집해왔던 ‘부산’에서는 탈피할 방침”이라고 앞으로 포럼의 방향에 대해 말했다. 그 의지를 첫 번째로 보여준 게 2008년과 2009년 발간한 <부산산악연감> 제호를 <마운틴포럼>으로 바꾸고, 내용도 부산 지역을 탈피한 것이었다. 이는 부산 한 지역에 국한되지 말고 ‘한 해’라는 한정된 시간이나 내용에 묶이지 말자는 데 무엇보다 의미가 있었다.
김 대표는 “부산산악포럼은 이제 한 단계 더 나은 발전을 위해 모든 면에서 지역 색에서 벗어나기로 했다”며 “부산 출신으로 한정짓던 회원을 전국을 대상으로 넓히고 타 지역 단체에서 주최하는 세미나와 같은 행사를 부산에서 열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필석 부장